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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사람(4.19)

에빙구 2023. 4. 30. 16:24

제주 책방에서 제목이 맘에 들어 사놓고 몇년만에 읽은 에세이집.

"엄마는 누구보다 순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데, 화려하고 반짝이는 걸 좋아하지만 제대로 된 걸 살 수는 없어서 거추장스러운 징표들을 하나씩 삶에 걸치게 된 걸 ----"

우리 엄마 생각나네... 엄마도 수수하고 조용하고 단순한걸 좋아할텐데...삶에 굴곡이 너무 많았다...

집에 가면 항상 예쁘지도 않은데 쌓아놓은 짐들이 많다. 짐들 다 없애고 편안하게 간결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

"엄마에게도 이렇게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겠지." ㅠㅠㅠ 순한 여자라는 뜻의 순녀인 엄마는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고

작가인 아들이 이름이 똑같은 사람을 알게되면서 그녀의 삶을 반추한다. 마지막에 순녀야 안녕? 이렇게 이름을 부르면서 말하는 부분이 왠지 가슴 찡해서 기억에 남는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떼를 쓸 것 같다. 그냥 좀 사달라고, 그냥 나도 메이커 교복 입고 싶다고" 

ㅠㅠㅠ엄마를 미워한 순간을 지우고 싶을만큼 엄마를 미워한 적은 없지만 그냥 이 글귀가 너무 공감됬다. 

이것도 엄마 생각나게 하는 장면. 학창시절 생일날 반찬가게 하는 엄마가 생일상 차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쪽지와 미역국을 남겨뒀을 때가 생각났다. 돈은 올려져 있진 않았지만 엄마의 쪽지를 받았을 때 얼마나 행복하던지. 

 

"카드는 쥐여주지 못했지만 내가 받아든 건 언제나 곱빼기 같은 마음"

면접 당시 읊었던 시라고 하는데 예술이다!

수박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너무 맛있다.

두번째 단락. "덜 능력있는 사람이라도, 덜 중요한 사람이라도, --- 그런 사람과 함께일 때 내 마음이 가장 편안한 순간이 된다면----. 순박한 행복이 차오른다" 글귀만 읽어도 행복이 차오른다. 

"토요일 오전, 해가 아직 꼭대기에 닿지 않은 그 시간에 내가 하고싶은 기분 좋은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보는 일"

일 다닐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주말에 일찍 깨서 해 뜨는 걸 보면서 일기도 쓰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일기장에 적어보았을때. 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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